‘K-방산’에 이어 ‘K-보안’을 대한민국 수출 효자 산업으로 도약
국내 정보보안 업체들이 중동을 발판 삼아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선다. 보안업계는 최근 중동을 비롯한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 받고 있는 ‘K-방산’에 이어 ‘K-보안’을 대한민국 수출 효자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4일부터 7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아드에서 열리는 ‘리프(LEAP) 2024’ 행사에 시큐레터, 엑스게이트, 개런터블, 케이제이테크, 케이엔어스, 에스투더블유(S2W) 6개사가 국내 정보보안 기업들이 참가한다.
일명 ‘사우디판 CES’로 불리는 ‘리프’는 사우디 정보통신부가 주최하는 대규모 국제 IT 행사로, 지난해 전 세계 183개국에서 17만 명 이상이 방문했다. 관람객 수만 놓고 보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올해는 ‘디지털 다보스(A Digital Davos)’라는 주제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화웨이, 아람코 등 1800여개 기업이 참가하며, 사우디아라비아 정보통신기술부 장관 등 1000명 이상의 고위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국내 보안기업들은 한국관에 부스를 꾸리고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4년 전부터 사우디 공략에 나서 현지 국책투자기관 RVC로부터 국내 보안기업 최초로 25억원의 투자를 받기도 한 시큐레터는 현지 IT 컨설팅·솔루션 전문기업 ‘SLNEE IT’과 협업한 통합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SLNEE IT가 개발한 디옴(DEOM) 플랫폼에 시큐레터 이메일 보안 제품을 탑재한 솔루션이다.
임차성 시큐레터 대표는 “기존 시큐레터 단일 제품 판매에서 벗어나 현지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라며 “시큐레터가 현지 협업을 추진하는 만큼 동행하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기회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주변 중동 국가 시장으로의 보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더 나아가 클라우드 플랫폼 보안에 대한 시큐레터 제품의 해외 시장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정보보안 업계는 그동안 꾸준히 글로벌 시장에 문을 두드려왔으나 아직 큰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선 현지 기업들과 아직 ‘체급차’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동남아시아 등 개도국 시장도 공략 대상으로 꼽혔으나, 아직 보안에 대한 낮은 인식으로 시장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점이 걸림돌이다.
이에 보안업체들은 중동을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오일 머니’로 불리는 풍부한 재력은 물론,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사이버보안에 대한 수요도 높은 상황이다. 특히 사우디는 2020년에만 사이버 보안에 4억2500만달러(약 5650억원)를 지출한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보안에 적극 투자하는 나라다.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한국 보안 솔루션이 중동 국가들에게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보안업계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 국내 업체들의 ‘팀플레이’와 정부 지원을 더해 ‘K-보안’ 브랜드를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22일 열린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정기총회에서 조영철 KISIA 회장(파이오링크 대표)은 “국내 보안 산업의 글로벌 수출을 위해선 단일 기업이 각자 전시회에 나가는 형태보다는 국가 전체 보안 역량, 보안 체계를 함께 마케팅해야 한다”며 “앞으로 기업 간 얼라이언스를 맺고 정부가 측면에서 여러 지원을 통해 한국형 모델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K-보안이 글로벌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KISIA는 정부와 손잡고 기업들이 글로벌 수요에 부합하는 사이버보안 기술을 공동으로 연구개발(R&D)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기업 수출 전과정을 맞춤형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정성환 KISIA 상근부회장은 “K-방산이 현재 해외 무대에서 각광받고 있는 건 ‘K-자주포’와 같은 가성비 높은 무기를 만들어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며 “보안도 마찬가지로 가성비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장에서 세트플레이를 맞춰 나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외 진출에 무작정 도전하기 보다는 면밀한 시장조사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정부 지원과 함께 진출해 성공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사 출처 : 테크M(https://www.techm.kr/news/articleView.html?idxno=12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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